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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을 위한 변명 (시) [지구별을 위한 변명] 나는 살고 싶었어요 항상 말해 왔는데 안 들렸나요 요즘은 너무 많이 아파 힘들다구요 목이 잠기고 가슴이 뜨거워요 당신은 내 몸 안에 있어요 나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당신이 곧 나란걸 알기 때문이죠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는 있나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아시나요 무엇을 하고 말아야 하는지 모르시나요 나에게로 와서 나에게로 오는 당신은 내 사랑안에 있어요 천국과 지옥도 당신이 만들고 천사와 악마도 당신이 불러내죠 기도하세요. 나는 당신의 기도를 듣고 있답니다 노래하세요. 나는 당신의 삶과 함께 합니다 더 늦기전에 이 사랑을 나눠 주세요 더 늦기전에 나를 보세요 ㅡ 2020년 2월 코로나 국면이 시작될 무렵 모로코 여행중에 지구의 아픔을 생각하며 써본 시입니다. 2020. 9. 30.
죽음이라는 환상과 구원에 대하여 나는 죽음이라는 개념이 하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몸에서 생명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 ‘죽음’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일 수도 있겠지만, 육신이 사라지는 것이 곧 죽음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착각에 불과하다. 그저 육신이 곧 ‘나’라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육신=나’의 등식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라고 하는 정체성은 오직 육신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든 죽음이 실재한다고 정의한다면 생명도 없는 것이다. 그들이 정의하고 있는 죽음은 생명을 부정한다. 하지만, 몸을 벗고 실재의 빛이 오면 그런 환상은 물러간다. 육신은 한갓 상징일 뿐이다. 마음과 정신, 영혼을 품은 ‘나’라는 생명의 존엄이 몸을 벗어던지고 또 다른 길로 들어서는.. 2020. 9. 29.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때 (시)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때]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때 그의 안부를 묻듯가난의 고통에 잠긴 이웃과불가피한 이방인도위로받는 정성으로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때 생명을 품은 어미처럼반짝이는 77억의 눈으로온 세상의 아름다움에 불 밝혀 나아가기를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때 내 안에 깃든 당신이 언제나 함께 있음에 감사하고더 높은 곳에서 하나되어바램없이 노래하기를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때 나 자신을 위한 기도가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고내가 곧 당신임을받아들이고 복종하기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때 (20200923) - 지난 2020년 2월말 아프리카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쓰여진 시를 퇴고해 보았습니다. 함께 여행했던 학생이 방파제에서 머리를 다쳐 큰 사고가 있었던 즈음, 병실에서 그를 간호하며 쓰여졌던 시입니다. 2020. 9. 28.
여행의 의미를 찾아서 청소년들과 십여년간 국내외 여행을 가이드하며 살던 방식이 코로나 국면에서 멈췄다. 직장도 직업도 직책도 사라졌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화두만 남았다. 2020년 진행하려던 모든 국내외 여행일정은 취소되고 연기되었다. 여행에 빠져 살던 나에게 코로나는 완벽한 전환을 요구하며 반년동안 집안으로 몰아 넣었다. 아마 2020년 뿐만이 아니라 2021년, 2022년에도 쉽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도깨비에 홀린 듯 아직도 잘 모르겠고 어안이 벙벙하다. 내게 여행이란 무엇이었을까. 여행에 소중한 시간들을 온통 쏟아 부었던 나는 무엇을 쫒아 다녔던 것일까. 돌아보니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었고, 또 다른 생계방법조차 익혀 둔 것 없이 중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려니 가끔 자괴감도 올라.. 2020. 9. 25.
빛을 보는 관광의 목적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현 인류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길로 안내하고 있다. 21세기는 2020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21세기를 코로나 국면 전후로 나누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 인류가 급격히 다른 세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세상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인류사회는 과학기술문명을 동반한 언컨택트(Uncontact) 사회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없이 살아가기 힘들어하는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 신인류로의 진화가 시작되었다. 관광산업도 대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항공업 여행업계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자유여행 배낭여행 개념의 아웃바운드 시장 또한 침체될 것이다. AI(Arti.. 2020. 9. 23.
포르투갈 렐루서점 사용설명서 해리포터를 쓴 저자에게 큰 영감을 준 서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서점 중의 한 곳으로 선정된 곳. 그 곳은 포르투갈의 제2의 도시 포르투(porto)에 있다. 5유로의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세상에나! 서점들어가는데 5유로를 받다니!!! 한국인들은 헬루서점으로 알고 부르지만, 이곳 사람들은 렐루(Lello)서점이라고 발음한다. 우선 서점 건물의 반지하로 들어가면 입장권 구매하는 곳을 만날 수 있다. 카페와 일반 문구들 등이 진열된 곳이다. 그곳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와 렐루서점 앞에서 긴 줄을 서야 한다. 평균 이삼십 분은 기본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이지 않고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나도 오기가 발동하여 줄을 서보기로 했다. 그렇게 어럽게 들어간 렐.. 2020.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