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수기 #실화소설 #히말라야 #조난사고 #백두대간수기 #낙동정맥1 2부 - 2장 (사슴과의 대화) 2. 사슴과 외톨이 굿판은 새벽녘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가피한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는 나의 주문은 신기하게도 깊은 잠 속으로 안내해 주었다. 까마귀 소리에 눈을 떴을 때 날이 밝아 있었지만, 탠트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날씨가 흐렸다. 흐린 하늘을 넋놓고 유심히 바라보니 먹구름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바꾸어가며 틈틈이 햇살을 내비치기도 했다. 밤새도록 굿을 하고 남겨진 고모당 주변 음식물에 눈독을 들인 것일까? 까마귀가 무리지어 배회하며, 시원하게 펼쳐진 창공아래 넉넉하고 절개있는 폼으로 까옥거렸다. 내 탠트 주변으로도 가까이 와서 염탐하는 것을 보니, 혹시 내 식량도 탐내는 것은 아닐까. 까마귀의 배회를 무심히 바라보며 아침으로 라면을 끓였다. 짐이 꽉차서 파일자켓은 배낭해드 위에 끈으로 묶어 맸다. .. 2021. 11.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