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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회

유럽전역으로 번지는 플라이트셰임

by 당당 2020. 9. 1.

‘22세기는 오지 않는다’는 유럽의 담론이 유럽전역을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운동으로 이끌고 있다. ‘플라이트셰임’은 비행기(Flight)와 부끄러움(Shame)을 합성한 신조어로, 온실가스의 주범인 비행기를 타는 데 부끄러움을 느끼자는 뜻이다. 비행기를 타면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서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의미의 단어다. 2017년 스웨덴 가수 스테판 린드버그가 지구를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최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운 스웨던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대서양을 태양광 요트로 건넌 것도 플라이트 셰임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녀를 통해 다시한번 '비행기를 타는 것은 부끄럽다'는 뜻인 '플라이트셰임(FlightShame)' 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비행기는 같은 거리를 이동할 때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내뿜는 운송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만 16세의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2018년 9월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마다 지구 환경파괴와 기후위기에 침묵하고 있는 어른들에게 항의하는 의미로 등교거부를 시작하였고, 올해 2019년 9월 유엔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의 명연설로 전세계 화제가 되었다. 기후위기의 주범인 우리에게 그 소녀의 절절한 한마디가 부끄러움으로 다가왔고, 미안한 눈물을 흘리게 했다. 더 이상 방관할 시간이 없음을 깨닫게 해주었고,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지금 당장 행동해 달라는 간곡하고 절규어린 요청이었다.

 


유럽환경청(EEA)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비행기를 탄 승객 1명이 1㎞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285g으로 교통수단 중 가장 많다. 자동차(104g)의 약 3배, 버스의 4배, 기차(14g)의 20배에 달한다. 교통수단 중에서 기후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비행기가 지목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탄소세를 부과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비행기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에서는 비행기를 타는 승객들에게 환경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유럽 각국이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비행기보다 더 비싸고 오래 걸려도, 비행기 대신 기차타는 자부심을 느끼는 유럽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플룩샴(flugscham)이라고도 한다. 비행기 대신 온실가스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기차로 여행하는 자부심을 뜻하는 'Tagskryt(탁쉬크리트)'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이제는 비행기보다 기차로 여행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아니 어쩌면 과학기술문명이 또 다른 대중교통 이동수단 개발보급을 통해 기후위기의 시대를 건너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 20년간 비행기 탑승자는 2.5배 증가했다. 1999년 6억, 2009년 9억, 2019년 14억6천 비행기를 탑승해 왔다. 도표에서 1950년부터 2000년까지 연간 1억명이 추가되려면 5년 정도 걸렸는데, 최근에는 5년간 3억 2천만명이나 늘어났다. 최근 5년간 3.2배나 급증한 것이다. 사스나 신종 인플루엔자,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춤하긴 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코로나 정국으로 2020년 15억은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30~40년 전으로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형국이 되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10여년간 세계 곳곳 50여개국을 돌아다녔던 시간들을 돌아본다. 과연 정당했는가. 이제는 무역, 외교, 유학, 교육, 국제연대 등 일부 불가피한 영역을 제외하고, 비행기 표를 끊기 전에 한번쯤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정말 꼭 비행기를 타야만 하는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GretaThunberg #그레타툰베리 #플룩샴 #flugscham #플라이트세임 #Flight Sh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