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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

포르투갈 렐루서점 사용설명서

by 당당 2020. 9. 22.


해리포터를 쓴 저자에게 큰 영감을 준 서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서점 중의 한 곳으로 선정된 곳. 그 곳은 포르투갈의 제2의 도시 포르투(porto)에 있다. 5유로의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세상에나! 서점들어가는데 5유로를 받다니!!!


한국인들은 헬루서점으로 알고 부르지만, 이곳 사람들은 렐루(Lello)서점이라고 발음한다. 우선 서점 건물의 반지하로 들어가면 입장권 구매하는 곳을 만날 수 있다. 카페와 일반 문구들 등이 진열된 곳이다. 그곳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와 렐루서점 앞에서 긴 줄을 서야 한다. 평균 이삼십 분은 기본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이지 않고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나도 오기가 발동하여 줄을 서보기로 했다.




그렇게 어럽게 들어간 렐루서점의 공간은 1층과 2층을 더해서 80평 남짓해 보인다. 서점의 유명세 치고는 너무 공간이 협소해서 인파들에 치여 책도 고를 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일반 대형서점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넘겨볼수도 없다. 입장한 모든 손님들 대부분은 서점안을 돌아다니며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다. 기념사진 찍으러 들어온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같았다. 그러고보니 나도 그런 것 같다. 맘 편히 책을 고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얼마나 유명하길래 이렇게 호들갑 떨까 궁금했던 나도 서점에 들어선 내내 촬영하기 바빴다.




그래도 5유로를 건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5유로 이상되는 책을 구매하면 된다. 단지, 서점 안에 있는 사무용품이나 문구 볼펜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5유로 정도의 가격이 붙은 책은 없었다. 아주 조그마한 책도 기본이 15유로 이상이다. 그 밑의 가격이 찍힌 책은 안보인다.




그나마 오랜 시간 허비하면서 고른 것이, ‘어린왕자’다. 아주 작은 소책자 영문판이었다. 렐루서점에서 출판한 것이라고 해서 기념도 되고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될 듯했다. 하지만 내가 읽을 생각은 없었다. 선물용으로 고른 것이다. 그래도 16유로다. 5유로를 공제해 주어서 11유로만 내고 나왔다. 결국 책 살만한 것들이 없어서 16유로(2만원)를 낸 셈이다.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하면서도 마음은 유쾌했다. 우리나라의 모든 서점이 이렇게 북적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입장료도 받지 않으니 경쟁력도 있지 않은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도서정가제는 유지되어야 지역 서점들이 살 수 있다. 그 정책을 폐지하면 지역거점 동네서점이 다 죽는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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